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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소멸론"과 주거비 부담 우려, '전세 소멸론'이란 무엇인가?, 왜 주거비 부담 우려가 커질까?, 그럼 집을 사면 되지 않을까?

by Suda.so 2026. 6. 17.

이 이슈는 단순한 임대 방식의 변화를 넘어, 대한민국의 독특한 주거 사다리가 흔들리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왜 이런 논란이 생겼고, 왜 서민들이 불안해하는지 구조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전세 소멸론"과 주거비 부담 우려

1. '전세 소멸론'이란 무엇인가?

전세 소멸론은 말 그대로 "앞으로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 제도가 완전히 사라지거나 비중이 극도로 축소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전세를 두고 "정상화 과정에서 사라질 제도"라고 언급하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통계를 보면 서울의 전세 매물이 1년 새 30% 이상 급감하고 있으며, 임대차 계약 중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육박하는 등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 중입니다.

전세가 사라지는 핵심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전세사기와 '빌라포비아(전세 기피)' : 최근 몇 년간 기승을 부린 전세사기와 역전세 현상으로 인해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거대한 공포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빌라나 연립주택을 중심으로 전세 기피 현상이 심화했습니다.
  • 정부의 금융 규제 강화 :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와 집값 안정을 위해 전세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전세대출이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투기 방식)의 자금줄로 활용되어 집값을 밀어 올렸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 집주인들의 세금 부담 증가 : 보유세와 양도세 등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이 커지자, 집주인들은 세금을 충당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여 매달 현금을 확보하려는 성향이 강해졌습니다.

2. 왜 주거비 부담 우려가 커질까?

전세가 사라진 자리를 월세가 채우게 되면서 세입자들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 무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무거워집니다. 최근 KB부동산과 한국부동산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온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① 서울 아파트 전세 vs 월세 비용 비교

현재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은 약 6억 8,000만 원 수준입니다. 이 주택을 기준으로 세입자가 처한 두 가지 상황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1. 현재 (전세대출 이용 시)
    • 보증금의 70%(4억 7,600만 원)를 전세대출(금리 연 4.01% 가정)로 조달할 경우, 세입자가 은행에 내는 월 이자는 약 159만 원입니다.
  2. 전세가 소멸하여 '순수 월세'로 전환 시
    •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4.71%)을 적용해 보증금 없이 전액 월세로 바꿀 경우, 세입자가 매달 집주인에게 내야 하는 월세는 약 267만 원에 달합니다.

②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RIR)의 임계점 돌파

월세 267만 원은 2026년 기준 1인 가구 중위소득(월 256만 원)을 뛰어넘는 금액이며, 2인 가구 중위소득(월 420만 원)의 무려 64%에 달합니다.

최근 국토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이미 서울 임차 가구의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은 22.6%로 지방(13.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데, 월세화가 전면 확단되면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주거 빈곤층'이 속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3. 그럼 집을 사면 되지 않을까?

전세가 사라지면 월세를 살거나 집을 사야(매매) 합니다. 하지만 일반 서민이나 청년층에게 매매 시장의 문턱은 너무나 높습니다.

서울 평균 전세가격(6억 8,000만 원) 수준의 아파트를 매매하려면 집값이 최소 13억 원 안팎입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적용하면 아무리 대출을 많이 받아도 최소 7억~8억 원의 현금(자기자본)이 내 손에 있어야 집을 살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월세 ➡️ 전세 ➡️ 대출을 낀 내 집 마련'이라는 확실한 주거 사다리가 있었습니다. 전세 제도는 이자 부담이 월세보다 적어 서민들이 월급을 저축해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유일한 '저축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전세가 소멸하면 서민들은 소득의 상당 부분을 매달 월세로 소비해 버리기 때문에, 자산을 형성하고 내 집을 마련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게 됩니다.

 

▶ "전세 소멸론"이 현실화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자산 기반이 취약한 청년층과 무주택 서민입니다.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완충지대(전세)가 사라지고 곧바로 고비용의 월세 구조에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전세 제도의 수술을 원한다면, 대출을 무작정 막아 전세를 없애기 전에 취약계층을 위한 월세 바우처(지원금) 확대, 소득 기준 완화, 그리고 장기 실거주가 가능한 양질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